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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독서 후기] 구병모 - '아가미' 를 읽고!

1번여행자 2020. 5. 29. 17:55

 

 

별점 ★★★☆ 3.8

완독일 20200529

 

저번 '문목하-돌이킬 수 있는' 후기에서 요새 한국 소설을 많이 읽는 것 같다고 적어두고는 또 한국 소설을 읽었다..;;ㅎ

구병모 작가는 '파과'라는 소설로 알게되었는데 전주 여행을 가서 파과를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이동진작가님의 빨간책방 팟캐스트에서 구병모 작가님 나오는 부분도 찾아 듣고 그랬었다ㅎㅎ 그러던 와중에 읽게 된 아가미.

YES24 북클럽에 있어서 잽싸게 읽었다. (*나를 위한 선물로 크레마+yes24북클럽 1년이용권 샀는데 너무 좋다. 핵추천.. 그리고 크레마를 공홈에서 샀더니 매니아 회원이 돼서 2개월 연장도 가능했다! 그래서 총 14개월!! 이건 뭐 거의 기기가 공짜인 수준..!)

 

저번 파과는 주인공이  여자였는데 이번 아가미는 신비스러운 소년이다. 두 작품 모두 다 주인공 설정이 독특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아가미라는 책은 읽으면서도 물의 느낌, 약간은 비릿한 민물의 내음,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는 바람, 그리고 반짝거리는 비늘, 움직이는 아가미가 절로 떠오르면서 읽어졌다. 비교적 짧고, 흡입력이 좋아서 앉은자리에서 한권 다 읽는게 충분히 가능하다ㅎㅎ 뭔가 읽으면서 동화?를 읽는 느낌이였다.

가볍게 쉽게 한국소설 1편 읽고 싶을때 읽으면 좋을듯!

 

-밑줄 그은 부분

  • "네? 정말로 슬프거나 최악의 상황에 놓여 더 이상 아무것도 지킬 것도 버릴 것도 없는 사람은 저렇게 술에 취해 소리칠 기운도 없을걸요. 제 눈에는 약간 불행을 전시하는 걸로 비치기도 해요."
  • 그러나 그런 오해를 받더라도 혹시 있을지 모를 누군가의 감정적 표류를 잦아들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괜찮은 일은 없을 터였다.
  • 흘러가는 강은 어떤 사진이나 그림에도 담아 가둘 수 없고, 강줄기를 따라 우거진 수풀 또한 그렇지요.
  • 남과 같지 않은 것은 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증오의 대상이 돼요. 아니면 잘해야 동정의 대상이 되는데, 그것은 타인이 시혜하는 동정과 그에 수반하는 불편한 시선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수혜자의 합의 아래에서 보통 이루어지곤 해요.
  • 얘긴 됐고,곤, 보통 사람은 말이지요,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남이 갖고 있으면 그걸 꼭 빼앗고 싶을 만큼 부럽거나 절실하지 않아도 공연히 질투를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게 자신에게 없다는 이유만으로 도리어 좋아하기도 하는 모순을 보여요.
  • 무덤을 관리하는 묘지기가 된 심정으로 그녀 옆을 지키게 되었다. 무덤의 주인이 불현듯 일어나 확신을 잃고 비틀거리면, 그 발걸음을 조심스레 붙들어다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일이었다. 자꾸만 미망에 사로잡혀 불가능한 삶쪽으로 떠도는 영혼을 관리하고, 그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떼를 입히고 풀을 매는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일이었다.
  • 동정도 경멸도 없이 무해한 시선을 건데는, 어디서 왔는지 모를 아이
  • 슬픔은 현실을 인정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일 뿐이로, 자신이 사태를 확인하기 전에는 얘기가 성립되지 않는 감정이었다.
  • 발걸음마다, 다가오려는 슬픔이 앞코에 채어 밀려나갔다.
  • 언제나 강하가 자신을 물고기가 아닌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랐지만 지금의 말은 그것을 넘어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
  • 장자의 첫 장에는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북쪽 바다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 그 크기는 몇천 리가 되는지 알 수 없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강하는 당신의 아가미를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으로서 이거야말로 이 아이한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하지만 그래놓고는 당신의 이름을 부른 적이 거의 없었죠. 그건 그다음 장에 있던 한 줄이 일종의 예언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 이 물고기는 남쪽 바다로 가기 위해 변신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이라고 한다. 그의 등은 태산과도 같이 넓고 날개는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과 같으며 한 번 박차고 날아오르면 구만 리를 날아간다고요." 강하는 그 이름을 일상적으로 부르는 것조차 두려웠던 거예요. 한 번 제대로 마주한 적 없는 존재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그 한 음절이 혈관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마침내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서.
  • 저 인어아저씨는 무엇때문에 다리를 얻은걸까?

-알게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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